시위현장에 있다 보면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느끼기 힘들다. 외치고자 하는 자와 입을 막으려 하는 자만 있다.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 하겠지만 현장에선 대규모 집단끼리 충돌한다. 누가 먼저 때렸느냐 같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형사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여기에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 군중이 모이면 군중의 머릿수만큼이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 목소리를 한 올 한 올 따다가 종북, 빨갱이, 불법시위라 규정하는 건 새치 한 가닥 나왔다고 넌 흰머리가 되었다 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지금 13만명이 '왜' 모였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